[앵커]<br />정부가 햅쌀 역대 최대 물량 수매를 밝혔는데 경제산업부 안건우 기자와 '쌀의 정치학' 한번 알아보겠습니다.<br /><br />Q. 쌀값 하락 원인 정확히 뭔가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쌀 생산보다 소비가 더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2000년에 쌀 생산량이 529만 톤, 우리 국민 1명이 한 해 동안 먹은 쌀은 94kg입니다.<br /><br />감소 폭을 보세요. <br /><br />똑같이 줄긴 줄었는데 쌀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보다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속도가 빨랐습니다.<br /><br />결국 작년 차트에서 보이는 쌀 소비량과 생산량의 간극이 남아도는 쌀인 셈이죠.<br /><br />Q. 우리 국민 식단이 그렇게 많이 변했어요?<br /><br />제가 최근 언론 기사를 찾아보니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.<br /><br />육류 소비가 쌀 소비를 추월했다는 소식인데, 최근에 저탄고지, 적은 탄수화물에 많은 지방과 단백질이 들어간 식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쌀 소비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빨라진 거죠.<br /><br />Q. 지금도 쌀이 창고에 천장까지 쌓여 있다는데 정부가 추가로 역대 최대물량 수매와 격리를 결정했다? 더 쌓아둘 곳은 있는 건가요?<br /><br />산지 곳곳마다 하도 쌀을 쌓아놓다 보니 '나락산성'이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까지 나옵니다.<br /> <br />미곡창고, 건조장 심지어 양파 같은 걸 보관하는 냉장창고까지 쌀을 욱여넣고 있고 공장 창고까지 빌리고 있는 실정입니다.<br /><br />쌓아둘 곳도 없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.<br /><br />올 들어 이미 작년 생산 물량 사는데 7900억 원을 썼고 2년 보관에 8470억 원 가량 듭니다.<br /><br />여기다 오늘 밝힌 45만 톤을 사는데에도 1조 원 가까이, 보관에도 1조 넘게 들어갑니다.<br /><br />헐값이라도 중간에 팔아 챙기면 좋은데 사가는 곳이 없이 3~4년 넘게 묵히고 사료로도 못 쓰는 경우가 있어 정부 고민이 깊습니다.<br /><br />Q. 시청차 질문입니다. "저장소 비용도 큰데 쌀 수매만이 답인가요?"라고 묻고 있습니다. 그런데 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워 '남는 쌀 의무 매입'을 법으로 못 박자하고 하는데요?<br /><br />민주당은 내년에 갑자기 농민들이 쌀농사 안 짓겠다 하면 어떡하겠느냐며 쌀농사 계속 지을 수 있게 담보해주자는 겁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정부 여당은 돈은 돈대로 들고 농업 혁신은 제자리 걸음하는 미봉책이 될 것이라며 반대합니다.<br /><br />또 국민의힘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자기들도 못하던걸 야당이 되자 지금 정부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.<br /><br />Q. 양곡관리법이 1950년대에 만들어진 법안인데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?<br /><br />시간이 지나면서 식생활도 많이 변했습니다.<br /><br />또 쌀 뿐만 아니라 콩, 옥수수 같은 다양한 식량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식량 안보 개념도 강해졌죠.<br /><br />그전부터 우리도 식량 안보 관련 정책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.<br /><br />4200억여 원을 들여서 논에서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지원금을 주는 사업을 2018년에서 재작년까지 시행했거든요.<br /><br />실제로 당시 콩 재배가 늘어나기도 했고요.<br /><br />하지만 재작년에 유례없는 장마가 흉작으로 이어지면서 쌀 가격이 오르니까 이게 작년부터 흐지부지됐습니다.<br /><br />내년에는 논에서 다른 작물을 경작하면 직불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다시 시행하는데요.<br /><br />예산이 720억 원밖에 책정되지 않아 좀 더 많은 예산을 지속적으로 배정해야 진정한 식량 안보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Q. 그렇다고 안보 차원에서 쌀을 아예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.<br /><br />그래서 빵에 쓸 수 있는 분질미나 쌀 가공 식품 개발이 필수적입니다.<br /><br />또 흥미로운 기사도 있어요.<br /><br />중국 환구시보 최근 기사인데 중국이 쌀 부족으로 올해 쌀 수입이 42%나 늘어났다는 겁니다.<br /><br />해외에도 쌀 수요가 있습니다.<br /><br />특히 일본도 우리처럼 쌀 공급 과잉이지만 고급 쌀을 개발하고 마케팅 해서 지금은 우리보다 6배 이상 많은 쌀을 수출하고 있거든요.<br /><br />내수만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보단 치밀하게 쌀 수출을 기획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아는기자 안건우 기자였습니다